
최근 즐겨듣고 있는 팟캐스트에서 추천을 받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팟캐스트에서 소개하기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평일은 꾹 참고 주말만을 위해 살아가는데
평일도 인생이기에 중요하다고 했었고 이게 너무 제 얘기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읽고 싶었습니다.
책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작가님이 경험하신 일화와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평일도 인생이니깐' 프롤로그의 첫 문단부터 맘에 듭니다.
"오키나와 노인들의 장수 비결은 80%만 먹고 80%만 최선을 다하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인 즉슨, 지금부터 덜 먹고 덜 애써야 할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토록 중요한 사실을 아무도 알려준 적 없었다."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예전에 저는 미래의 수명을 끌어다 쓴다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살았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열심을 덜어 낸 자리에서 자주 물었다. 애매한 재능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무난하고 야망없는 사람으로 살아도 되는 걸까? 좋아하는 일을 해도 괴로운 건 왜일까?
그러지 않으려고 애쓰는데도 왜 자꾸 남의 삶이 부러운걸까? 내가 나여도 정말 괜찮을걸까?"
정말 공감되는 말이고, 요즘 제가 하고 있는 고민과 많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의 내 삶이 좋은데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저 스스로에게 많이 하는데,
'괜찮은 것 같다'고 대답은 하지만 100% 확신을 할 수 없는 건 왜 그럴까요?

"과거의 서러움은 그렇게 현재의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결핍이, 어쩌면 우리의 정체성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려 애쓰는 사이, 그런 것을 중요히 여기는 사람이 되는지도."
저의 결핍은 무엇일까요, 무엇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을까요?

"결국 우리는 스스로의 결핍을 채워 주는 사람으로 자라,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지는 법을 익히게 된다.
어른으로 사는 기쁨은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저에겐 이게 떡볶이 같습니다. 저는 떡볶이를 참 좋아하는데 취준생 때는 항상 돈에 쪼들리는 삶을 살았었습니다.
그 땐 떡볶이가 그리 비싸지도 않았는데 당장 기약없는 취준 생활이 언제 끝날지 두려워
면접보는 날 수고했다는 의미로 2천원 짜리 떡볶이를 포상처럼 먹었습니다. 그렇게 저를 응원했습니다.
지금은 언제든 2만원 짜리 떡볶이를 사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고,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은 날 떡볶이를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출퇴근하며 입버릇처럼 '빨리 토요일이 되면 좋겠다'라고 하는 순간 평일은 인생에서 지워지는 것처럼"
이 책을 읽게 만들었던 구절입니다. 너무 공감이 갔습니다.
월요일이 되면 항상 금요일 저녁을 기다립니다. 심지어 일요일 저녁에 기다릴 때도 있었습니다.
평일이 주말보다 훨~씬 긴데도 평일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고 아주 잊혀지길 바랍니다.
월요일 아침에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뜨면 금요일 저녁이 되길 바라면서...
그런데 이런게 과연 정상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회사 가기가 너무 싫어 옷 쇼핑을 왕창 할까도 생각했습니다.
예쁜 옷을 입을 생각에 조금이라도 회사에 가고 싶어지지 않을까 하는 저의 작은 바램이었습니다.
물론 실행하진 않았지만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평일은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Today is better than tomorrow"
이 뜻은 내일은 오늘보다 좋지 않을 거라는 뜻이 아니라, 내일을 기다리는 대신 오늘을 살라는 말이었습니다.
요즘 제 모토와 똑같습니다.
저는 항상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렇기에 걱정과 불안도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일들을 겪은 후 요즘에는 저의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흥청망청 산다는 것은 아니에요 ㅎㅎ)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웃는 일이 참 많아졌고 기대되고 설레는 일들이이 많이 생겼습니다.
물론 현재의 이런 저의 행복은 과거의 제가 열심히 살았기에 얻을 수 있는 과실같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현재에 정말 감사하고 과거의 저는 무척 힘들었지만 그렇게 고생해준 저에게 진정으로 감사합니다.
Seize the day!

"어떤 하루를 살지 선택권은 늘 자신에게 있다는 말을, 나는 자주 떠올리고 또 자주 잊는다.
비가 온다는 사실에 우울해져서 이대로 모두의 여행을 망칠지,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지는 나에게 달려 있었다.
알면서도 참 잘 안된다. 내 마음이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게 마음. 하지만 날씨는 더 내 맘대로 안된다.
당연하지. 그러니깐 더 쉬운 쪽을 바꾸자."
예민보스, 짜증보스,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저에게는 이런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어른답게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받아들일 건 받아 들이기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뭐든 나쁜 것만 있지 않고 항상 양면이 존재하니깐!
(참, 지금 든 생각인데 '어른답게'라는 말은 정말 익숙치가 않습니다. 나이로는 어른이지만 제가 진짜 어른일까요?ㅎㅎ)

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엄마와 운전'입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보면 작가님의 아버지가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자,
운전 면허가 없으며 세상 물정 모르는 엄마는 늦은 나이에 운전 면허 시험에 도전하게 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는 가족들이 괜시리 하는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운전을 배우던 엄마는 마침내 운전 면허를 따게 되고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하게 됩니다.
이 스토리가 너무가 공감되고 어머님을 향한 작가님의 말들이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이 에피소드를 읽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나 따뜻하고 눈물나는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참으려고 했던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이 책을 읽는 순간순간 인류애가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사람 냄새 나는 책이고, 눈물이 나는 부분이 툭툭 나왔습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여러 가지 책이 있지만,
뜬구름 잡는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요즘 삶이 팍팍하고 힘들다면 '평일도 인생이니깐'을 꼭 읽어보길 추천 드립니다.
번아웃이 온 사람, 30~40대, 어줍짢은 위로에 이골이 난 사람, 자기 개발/ 성장 등에 질린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짧은 단편으로 되어 있어 읽기에 좋으며, 글은 슉슉 읽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저의 과거/현재/미래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가님을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정말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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