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통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아이폰 메모장에 적어두고,
책을 빌릴 때는 적어두었던 책 목록에서 고른다.
그런데 이 책은 도서관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제목이 너무 끌려서 골랐다.
'검은 옷의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
제목부터 너무 궁금하지 않은가?
검은 옷의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자살한 사람들에게선 비 냄새가 난다.'
첫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44세의 가톨릭 요양원의 원장 신부다.
정원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살자들이 눈에 보이며,
그들에게 잠시 동안 몸을 빌려주어 죽은 자들이 산 사람들에게 못다 한 말을 전하게 도와 준다.
자살자들에게 몸을 빌려줄 수 있는 시간은 단 10초.
정원은 자살자들에게 몸을 빌려줄 때마다 엄청난 육체적 고통과 그들의 삶을 겪을 수 있는데,
자살자들 또한 정원의 삶을 잠깐이나마 체험할 수 있게 되고 고통을 느끼게 된다.
정원은 항상 자살자들에게 몸을 빌려주지 않겠노라하고 틱틱 대지만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또 한 명의 자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하여 정원은 결국 본인의 몸을 빌려준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건 막상 몸을 빌려줘도 자살자들은 하고 싶은 말을 결국 전하지 못한다.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을 마주해서일까.
자살자들은 원래의 수명을 다 채울 때까지 죽은 곳에서 여기저기 헤매게 된다.
자살자들의 슬프고 딱한 사연 뒤에 정원에게도 가슴 답답한 출생의 비밀이 있다.
정원의 엄마는 이름모를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해 죽었고, 정원은 고아원에 있다가 부유한 집에 입양을 가게 된다.
그러나 정원은 어렸을 때부터 귀신이 보인 탓에 계속해서 안정되지 못하고 인생을 헤매게 된다.
(한국 특유의 신파 분위기가 났지만 그래도 컨셉이 신기해 참고 봤다.)
어느 날 정원은 길을 가다가 한 남자(여자 아이의 아빠)와 여자 아이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을 본다.
무의식적으로 그 남자의 이상함을 눈치 챈 정원은 남자를 따라가나,
이미 그 남자는 자신의 딸을 아파트 고층에서 던졌고 여자 아이는 그대로 불구가 된다.
정원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며 여자 아이를 자신의 양동생으로 입양한다.
정원은 부잣집 아들이었기에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털어 미호(양동생)가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수술시킨다.
그러나 정원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자기를 던졌다고 생각하는 미호는
이 모든 것을 정원의 탓으로 돌리고 미워하며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한다.
조금의 확률이라도 있으면 수술에 도전을 한 결과, 마침내 미호는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미호와 반대로 정원의 몸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암이 다섯개였나..)
미호는 정원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조금의 확률이라도 있는 수술은 모두 받게 하고,
정원은 기억력도 잃고 기력이 쇠하면서 결국 안락사로 마무리 한다.
이 과정에서 정원과 미호는 서로의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는데 이 부분이 참..
서로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서 정말...
검은 옷의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 책은
'자살자들의 입이 되어주는 신부'라는 컨셉이 신기해서 너무 흥미 돋았는데,
뒤로 갈수록 이 컨셉의 내용은 안 나오고 일반 신파 책들처럼 기구하고 불쌍한 얘기들만 계속 나온다.
솔직히 너무 아쉽고 용두사미 느낌이 난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인터넷 소설을 보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이해가 되지 않고 공감이 되지 않는 신파 내용이 많았고,
주말 연속극이 생각나는 결말이라..처음에 모든 집중력을 확 빨아들였던 그 기발함은 어디갔는지!!
그래도 내용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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