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기억도 안 나는데 책을 읽다가 울어 버렸다.
보통은 귀찮아서 독서 후기 나중에 써야 하는데 지금의 감동을 잊고 싶지 않아
책을 다 읽자마자 후기를 남기고자 한다.
나는 보통 읽고 싶은 책을 메모장에 적어두는 편인데
이 책은 내가 언제 적어뒀지? 왜 적어뒀지? 싶을 정도로 기억이 안 나는 책이었다.
심지어 무슨 내용인지도 아예 몰랐다.
도서관에서 책 표지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음..재미 없겠다.'
책 표지를 한 장 넘겨서 작가의 설명을 봤을 때 든 생각은 '음..재미없겠다.'였다.
왜냐면 작가 설명에 '건축가'라고 적혀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이해하기 어렵고 고리타분하고 좀..
재미없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몇 페이지만 읽었을 뿐인데도 '아 이 책 내 스타일이다.' 싶었다.
(나는 몇 페에지만 읽었을 때 뒷 부분이 궁금해 미치겠는 스타일의 책을 좋아한다.)
재미없겠다고 생각한 것은 진짜 경기도 오산이었고 작가님께 죄송했다.
이 책은 프랑스 파리에 사는 건축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건축 사무소에 다니는 한 남자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건축을 하고 싶어
우연치 않게 부자들이 사는 동네의 낡을 저택을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 저택을 방문하는 날, 집주인은 보이지 않고 집주인의 대리인과 만나게 되는데
집을 계약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이 있는 곳으로 직접 가야 한다고 한다.
고민하던 중, 건축가는 무언가의 힘에 이끌려 집주인이 있다는
스위스 루체른의 한 요양병원에 가게 되고
의심스럽고 비밀스런 일들이 생기고
건축가는 집에 돌아오지 못한 채 그 병원에 숨겨져 있던 비밀들을 파헤치게 된다.
이런 비밀들을 푸는 과정에서 작가의 건축가적인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게 되는데
이런 비밀이 이 병원 건물의 곳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건축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글로만 봐서 정확히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며 조금씩 이해를 했고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가히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나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기에 내가 그 건축가의 입장이 되어
문제를 하나하나 푸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재밌었다.
결국, 그 건축가는 요양 병원과 낡은 저택에 숨겨진 비밀을 풀고
인류애를 느끼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이 책에서 정말 좋았던 건 건축에 대한 의미였다.
나는 건축은 따분하고 재미 없고 복잡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생각이 싸그리 바꼈다.
물론 일을 위한 건축을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내가 종종 보는 EBS 프로그램 중에 사람들이 사는 '집'을 보여주는 것이 있다.
이 프로를 보며 내가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이 집에서 사랑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획일화된 아파트에 많이 산다.
이미 기성품으로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외관만 다를 뿐이지 내부 형태는 대부분 똑같다.
그러나 이 프로에서 나온 집은 집주인들이 본인들의 니즈에 맞게 집을 제작했다.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어 직접 집을 제작하는데
정말 여기에서 사랑이 묻어 난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지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집을 고치는데
정말..이렇게 까지 할 수 있나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는 부분이 너무 감동스럽고 한편으론 슬펐다.
작가가 이 건축가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이런 부분이었던 것 같다.
건축이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치 못한 무언가를 담고 있다라는 것인 것 같다.
책 마지막 장이 이 말로 끝난다.
세상의 모든 불편해 보이고 부족한 것들은
어찌 보면 깊은 사연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감동이다...
그리고 정말 더 감동이었던 건 이 모든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가는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집을 볼 때면 집을 보고 싶다는 편지를 적어 우편함에 넣는다고 한다.
그럼 어떤 집에서는 집을 보러 오라고 하는데 그렇게 그 집집마다의 사연을 듣고
그런 이야기들을 집합하여 이 책에 녹여내었다.
물론 집 주인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들과 건축가만 알 수 있는 소재(?)들을 통해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식의 책 구성을 할 수 있을까? 진짜..나는 이 부분까지 읽고 작가가 진짜 천재라고 생각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책이다.
몇 페이지만에 단숨에 나를 빨아들였고 단숨에 매료되었다.
뒤가 너무 궁금해서 진짜 몇 시간만에 책을 다 읽었고 후반부에 가서는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인류애가 사라진 나에게 정말 인류애가 풀 충전되게 해주는 책이다.
이 글을 쓰는 내내 아직도 감동이 사라지지 않는다.
또 하나 든 생각은 사랑이란 뭘까였다.
이런 사랑이 가능한건지, 어떻게 이렇게 한 사람을 사랑할 수가 있는지,
그리고 사랑의 형태는 참 다양하다..이다.
나도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 수가 있을까? 아직은 난 잘 모르겠다.
작중의 인물들의 사랑이 너무 슬펐지만 이런 사랑을 주고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소원은 이 책은 진짜 영화화 되야 한다.
부족한 내 상상만으로는 요양 병원과 낡은 저택이 전혀 상상이 되지 않고
프랑스 파리를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력이 부족하다.
작가님이 눈으로 보고 직접 가보셨던 그 예쁜 집들이 너무너무 궁금하다.
미천한 내 상상만으로는 이 집들을 글로써 다 이해할 수가 없다.
꼭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정말 오바하지 않는 나인데 이 책은 정말로...너무 감동이고 재밌다.
작가님이 건축가셔서 내용이 뭔가 딱딱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건축도 잘 하시고 글도 잘 쓰시고 진짜 천재시다...한 번 뵙고 싶다.
오랜만에 나에게 눈물을 흘리게 한 책..
감동스럽고 추리적인 내용도 가미되어 있고 인류애가 풀 충전되는 책...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책..
정말 모두에게 추천한다.
몇 년 간 읽었던 책 중에 정말 이만한 책이 없다.
모두 이 책 보고 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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