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책 리뷰_87/100
저는 부동산 및 투자 관련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87번째 책으로 박웅현님의 '여덟 단어'를 읽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좋아하는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었었는데 월급쟁이 부자들이라는 카페에서 추천 도서로 되어 있어 다시 읽었습니다. 저자인 박웅현님은 광고업계에서 엄청 유명한 카피라이터이신데 '책은 도끼다'라는 책도 내셨었습니다. 이번 책 제목은 '여덟 단어'로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하는 8가지 키워드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8가지 키워드는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입니다.
먼저 자존에 관하여 박웅현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 억을 벌어도 자살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지가 꽤 됐는데도 아직도 이 문구는 기억에 박혀있습니다. 나의 자존감이 낮으면 아무리 천국에 있어도 내 마음은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감명깊었던 부분은 사람들은 각각의 나이대에 살아야 할 상자에 대해 요구하고 있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존을 싹 틔우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많이 공감했습니다. 저는 지금 어느 정도 제 삶에 만족하고 있지만 삼십대가 들어가야 할 상자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나와있으니 어서 들어가라는 주위의 잔소리와 굳이 말을 하지 않지만 은연 중에 보내는 눈빛들..
이런 것도 싫지만 제가 상자 밖이 더 좋은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다보면 어떤 때는 제 스스로가 초라해지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나도 상자 안에 들어가면 행복해질까? 원래는 상자 안에 들어가길 원했던 거 아니야?'라는 착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럴 땐 차분히 다시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어느 상태에 있을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불편하지 않은지 생각해보면 금방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무튼 결론은 다름을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서는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썰물에 나도 모르게 휙 휩쓸려갈 수 있기 때문에 두 다리에 힘 딱 주고 굳건히 서 있어야 합니다.
또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 말이 있는데 바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리고 있다'라는 구절입니다. 이 말에 너무나 공감했는데 최근에 몸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 저는 세상에 대해 '세상은 이런거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모든 학물이나 기술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아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제가 얼마나 건방지고 무지했는지 깨닫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곧 '세상은 이런거지~'라는 생각에서 '세상이 이런거야?'라고 바꼈고 불과 100권을 채 다 읽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했었는데 책을 한 권 한 권 읽을수록 제 무지에 부끄러웠고 왜 진작 공부하지 않았을까라는 후회감도 들었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황홀감과 동시에 배울 게 정말 많다는 사실이 저를 흥분시키기도 했습니다.
원래도 책을 좋아했지만 뭔가를 배울 요량으로 책을 읽진 않았었는데 제가 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이런 감정들을 느끼며 책을 안 읽는 사람은 계속 안 읽고 책을 읽는 사람은 계속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너무 뼈저리게 공감합니다.
박웅현님이 '고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클래식과 그림에 빠졌다고 하셨는데 이 또한 너무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제가 클래식 음악을 언제 처음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처음 들었을 때 그 웅장함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에 휩싸였던 것은 몸으로 기억을 합니다.
제가 중학생 때 음악 수업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음악 선생님께서 음악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 후, 음악을 틀어 주시면서 감상을 적게 하셨었습니다. 그 때 저는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클래식 음악에만 집중하며 오롯이 내 감정을 느끼고 있으면 노래 선율 선율마다 제가 상상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그래서 요즘도 가끔 클래식을 듣곤 합니다. (유튜브만 켜면 여러가지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에 산다는 건 참으로 행복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림도 참 좋아합니다. 어느 순간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긴 건 해외 여행을 다니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제가 책으로만 배웠던 그림들을 해외 미술관에서 본 날 그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구스타브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데 실제로 본 적도 없으면서 인터넷이나 책에서 본 그림만으로도 저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동유럽을 여행하다가 미술관에 들어가서 그 그림을 보았는데 정말..그 때의 황홀함은 여전히 제 가슴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책과 인터넷에서 볼 때는 손바닥만했는데 커도 제 한 눈에 다 담길 정도의 크기겠거니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많이 컸고 책에서 본 것처럼 그렇게 밝은 노랑색이 아니었는데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황홀감..그리고 그림 자체에 압도되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와의 패키지 여행만 아니었더라면 그림을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어서 몇 시간이고 그림 앞에 있었을 것입니다. 이 같은 경험과 해외 미술관에서 접한 여러 작품들을 보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서양 미술사에 많은 관심이 생겼고, 우리 나라와는 다른 서양 건축물의 매력에 푹 빠져 관련 책을 한 동안 많이 읽었었습니다. 지금도 부동산 공부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미술관에 가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관련 책을 읽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글로 한 번 써보고 글귀들을 기억하고 싶어 책상에 포스트잇으로 붙여 놓은 것이 있는데 바로
<보왕삼매론>입니다. 예전에도 좋아서 형광펜으로 죽죽 그어놨었는데 지금 다시 보아도 너무 좋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이 글만 마음 속에 새겨놔도 왠만한 힘든 일들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왕삼매론>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수비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저는 무언가 저에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영화나 책 등)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툭툭 던져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잊고 있었던 기억 저편의 생각까지 끌고와서 저에게 다시금 리마인드 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에게 이 책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되는 글귀들이 아주 많아 모두들 한 번씩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적극 추천합니다.